중고등학교 미술이야기

파스텔정물화 Pastel Still-Life Drawing

arteacher 2015. 10. 9. 03:27


제가 가르치는 학교에서는 금요일 오후가 되면 갑자기 중고등학교 아이들 영역의 복도가  시끌시끌 활기를 띕니다.

9학년부터 12학년 사이의 아이들이 저마다 선택한 선택수업을 들으러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금요일 오후 선택수업은 앉아서 하는 공부타입의 수업이 아닌

합창 Choir, 연주 Orchestra, 미술 Elective Art, 기술  Tech 등 

다양한 예술분야를 지원하고 있어서 학생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예술영역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번 작품들은 제가 하고 있는 미술수업에 오는 친구들과 함께 해본 "파스텔 정물화" 입니다.

파스텔은 어두운 색 위에 밝은 색을 올릴 수 있고, 

오히려 그런 특성을 잘 살리면 깊이감을 특별한 깊이감을 낼 수 있는 재미있는 재료이지요.

그래서 보통 파스텔 전문지는 흰색 보다는 무게가 있는 색들이 많이 나와있구요.

저도 이번 수업에 푸른빛이 도는 색이 들어간 파스텔 전문종이를 사용해보았어요.


이 선택미술은 학년이 다양한 만큼 아이들의 미술실력차이가 많이나서 개인지도가 필요한 수업이예요.

이번 수업도 역시 파스텔이라는 재료가 처음인 아이들 있었는데 

너무 많은걸 얘기하다보면 괜히 겁부터 나고 어렵게 느껴지고,,, 뭐 그럴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일단은 대충 이정도로 얘기해주고 수업을 시작했어요.





정물은 실물을 사용했구요, 

배경은 임의로 원하는 배경을 넣어봤어요.

배경으로 사용할만한 것들을 찾아볼 수 있도록 인테리어나 풍경 잡지를 뒷 테이블에 놔두었더니

아이들이 슬쩍 찾아보면서 벽지나 마음에 드는 공간 등을 보고 참고했어요.





이 작업은 창문을 설정하고 실제로 창문 밖에 보이는 풍경을 넣었어요.

실제로 보이는 것보다 확대해서 넣어서 조금 원근감이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본인이 하고싶은 그림을 향한 좋은 시도였지요.





이 그림은 전형적인 정물화 느낌이 나는 작품이면서도

입체감이 두드러지는 정물들과 함께

 평면적이고도 눈에 띄는 뒷배경을 넣어주어서 그런지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헨리마티스의 붉은방이 떠올랐어요.




이 작품은 오른쪽 옆공간이 마치 미완성인 것 같지요.

저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컬러와 흑백, 주공간과 부공간을 고려한

작가의 세심한 의도가 담긴 디자인이예요.

특별히 이 친구는 파스텔 사용이 처음이어서 굉장히 조심조심 다루며 작업했는데요,

마치고 보니 멈춰있는듯 하지만 강렬한 색의 조화가 인상적인 작업이 되었네요.


재료는 스틱형(분필형)과 연필형, 이렇게 두 종류를 사용했어요.

스틱파스텔은 연필파스텔에 비해 좀 더 파우더가 많아요. 

말하자면 쓱쓱 그리고 그 위를 손가락으로 문질러주면 잘 문질러지는 특성,

 또 다른 색과 섞어주거나 부분적으로 섞어줘서 색의 그라데이션을 원할때 쉽게 표현이 가능하죠.

그래서 주로 넓은면, 그리고 초반 명암등을 표현할 때 용이하다고 생각되어요.

또한 맨 마지막 하이라이트도 이게 좋아요. 파우더가 많아서 잘만 올리면 색이 어디든 잘 올라가거든요.


아무래도 연필형 파스텔은 연필깍기로 깍더라도 부서지지 않고 뭉쳐있어야 하니까

스틱에 비해서 좀 더 기름기가 있어요.

구체적인 부분을 그리고 칠해줄때, 

물체와 그림자의 경계선처럼 분명히 나뉘어지는 부분이나

세밀한 묘사 등에 더 유용해요.


 파스텔이라는 재료가 어렵게 느끼면 어려운 재료이기도 하지만

시작 단계에서 밑그림이나 간단한 명암 정도 연필처럼 지우개로 쉽게 지워지니까

왠지 큰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그래서 그랬는지 ㅎㅎㅎ 어쨌든 우리 아이들은 물감과도 다르고 색연필과도 또다른

이 새로운 파스텔의 세계를 

신기해하고 놀라워하며

즐겁게 탐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포스팅을 하려고 보니 

같은 정물을 사용한 그림들이 맞나 싶게 다양한 느낌의 그림들이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은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국적부터 성장배경이 다양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일률적인 수업보다는 무엇을 하더라도 자신을 느낌을 넣어줄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아마도 그 열린 공간이 뒷배경이 아니었나 싶어요.

학생들이 정물 주변에 자신이 마음에 드는 공간을

구도이든 색이든, 스스로 선택해서 넣어줌으로서

정물들이 각기 다른 느낌으로, 역할로 다가올 수 있었던 수업이 되지않았나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