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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미술이야기

두꺼운 종이로 하는 판화 Cardboard Printmaking

이번에는 제가 8학년, 그러니까 중학교2학년 학생들과 수업시간에 함께 해본 판화수업을 나누어보려 합니다.

제가 수업하는 곳은 카자흐스탄이라는 곳에 있는 학교인데요,

"Culture and Art" (문화와 미술) 라는 제목으로 

그곳 카작나라의 전통이나 상징이 될 만한 모습들을 판화로 나타낸 작업들입니다.

 

위의 작품은 카자흐스탄 국기를 모델로 만들어본 작품이예요.

카자흐스탄 국기에 등장하는 카작 전통문양, 해, 독수리를 국기 색으로 찍었습니다.


이 작품은 독수리와 함께 만년설이 있는 천산을 뒷 배경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뒤의 산 배경은 땡땡이 택스츄어가 있는 재질의 망사를 오려 붙여 찍었기 때문에 저런 땡땡이 산이 탄생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카작 전통 할머니 - 바부쉬카- 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셨네요. 

또 뒷편에는 독수리가 은은히 같은 색으로 배경에 자리잡았네요.

흠... 그러고보니 우리 8학년 아이들의 작품들에 새가 참 많이 등장하였네요. 

사실 새는 카작의 창립신화부터 등장하는 중요한 상징물이예요. 

작품에 크게, 작게 들어간 새를 보니

아이들이 새를, 특별히 카작의 독수리를 사랑하는구나 또는 멋지게 생각하는구나 싶네요.


마지막 작품인 이 작업도 카작의 할머니의 모습, 그리고 뒷 배경에는 천산을 형상화한 

구부러진 라인들이 들어가 있어요. 

이 학생은 자세한 것까지 세심하게 생각하고 신경쓰던 학생이어서 

중간 중간에 레이스로 된 머플러로 변화를 준 것을 알 수 있네요.


두꺼운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서 하나하나 오려서 또다른 두꺼운 종이에 붙여 

롤러로 잉크를 바르고 손으로 도화지에 찍어낸 판화작업이었습니다.

이때 부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질감의 판화에 가능한 재료들을 모두 펼쳐놓고 

아이들이 땡기는 재료를 선택해서 쓰도록 했습니다.

좀 자세한 그림을 그린 친구들은 

자르고 붙이기가 조금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열명이 넘는 우리 아이들이 결국은 모두 좋은 작품을 찍어낼 수 있었구요,

미술실이 엉망이 되고

아이들도 자신이 쓴 롤러와 플래이트를 닦아야해서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들 스스로도 새롭고 또 작품성 있는 작업들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가졌던 성공한 프로잭트였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