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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미술이야기

자화상이 들어간 시디디자인 (CD Design with Self-portrait)

8학년 학생들과 함께해본 자화상이 들어간 시디디자인(CD Design with Self-portrait) 수업이예요.

먼저 시디 케이스를 준비하고, 그 크기에 맞추어 도화지를 준비했어요거울을 보면서 자화상을 그렸어요. 이번에는 자화상을 조금 자유롭게 그려봤어요. 일반적으로 얼굴을 그린 친구들도 있고, 얼굴과 몸의 상반신 정도를 그리거나, 전면이 아닌 얼굴의 측면을 그리거나 또는 전체얼굴이 아닌 부분적으로 그리기도 했지요.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고 표현된다고 생각되는  그림으로 가기로 했어요. 한가지 조건은 어떤 부분을 그리던 꼭 거울을 바라보고 최대한 사실묘사로 그리는 것이였어요. 

얼굴 그리기가 끝나면 검정펜으로 연필선 위에 한번 더 그려줍니다. 연필선을 지워주고 가장자리 선을 따라 가위로 이미지를 오려줍니다. 오려진 이미지를 플라스틱 시디 안쪽에 원하는 자리에 배치합니다. 중앙에, 또는 코너에, 자유롭게 배치해줍니다. 시디 뚜껑을 닫은후 뚜껑부분에 유성매직으로 디자인을 넣어줍니다.

시디 안쪽의 사실묘사 자화상이 본인의 겉모습이라면, 시디 바깥쪽 커버면에 넣어주는 디자인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디자인을 넣어보도록 했어요. 자신을 이야기하고자 할 때, 외면만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거나 자신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그려주는 거죠. 이런 설명과 함께 보니 위의 디자인이 조금 이해가 되시나요?

유성매직으로 여러가지 색깔을 넣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미끈미끈한 프라스틱 위에서 색이 섞이면서 원하지 않는 혼합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또 밝은색의 경우는 어두운 색과 섞일때 매직에 다른 색이 흡수되어 원색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요. 그래서 매직으로 색을 칠해주는 부분은 두가지 색 정도로 한정하고, 앞면과 뒷면을 둘 다 사용하여 색칠했어요. 투명한 플라스틱 재질의 특성을 살려 결과적으로는 색이 섞인 듯한 효과를 내지만, 실지로는 다른 면에 따로 칠해져 있는 것이지요.

또는이런 경우는 혼란스러운 내면을 표현한 것인데요, 디자인에 아웃라인을 넣어주었어요. 이 경우 역시 검정 아웃라인을 먼저 바깥쪽에 그려주고 시디케이스를 열어 바깥에 그려진 검정선을 보면서 안쪽에서 색을 칠해주었어요. 

이 작품은 자신의 눈을 그렸어요. 미처 눈만 그린 정확한 이유는 물어보지 못했는데요, 뭐 주제에서 이야기하는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서였을거라 생각됩니다. 또 커버에 보이지 않으나 십자가의 경계선을 만들어 네군데로 나뉜 공간에 이미지 대신 단어들을 집어넣으면서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이 레터링도 역시 파랑색과 검정색을 커버의 앞뒷면에 나누어서 실제로 겹쳐지지 않게 디자인 했어요. 

이 수업은 늘 익숙하던 재료가 아닌 뭔가 새로운 재료인 시디케이스를 이용하였고 또 재활용 시디케이스가 뭔가 소장가치 있는 ?? 미술작업으로 바뀌었다는 부분에서 학생들이 즐거워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을 찾아간다는 것이 다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이 아닌,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내면의 소리에 귀귀울이며 그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동기가 되어 하게된 수업이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모두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와 디자인을 시도해본 수업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