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B. Burgers 정면에서 찍어보았다.
우리가 미국에 정착한지 이제 4개월이 넘어간다.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어려움을 생각해본다면, 환경적인 것 보다는 아무래도 관계적인 면이 더 고차원적인 어려움인 것 같다. 뭐 모르는 것들이야 알아가면 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져가기 나름이지만, 새로운 사람과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마음먹는다고 되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친구가 엄청 중요한 시기인 십대청소년기에 들어서는 아들이 이곳에서 새롭게 친구를 만들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와중에 나름 아들녀석이랑 편안하게 지내면서 서로 알아가고있는 친구랑 같이 햄버거집을 찾았다. 마침 이 몬로비아 동네를 지나는 길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J.B.Burgers에 한번 가보았다. 이곳은 동네가 대부분 이 햄버거 집처럼 낮은 일층이나 이층건물들의 상점으로 많이 이루어져있어서 잔잔하고 예쁜 아담한 동네이다.
▲ 전형적인 미국의 정겨운 서민느낌이 나는 주문대이다.
이곳은 햄버거집이지만 타코같은 멕시칸식 음식이 많이 있었다.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히스페닉들로 오는 손님들과도 스페니쉬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물론 백인 미국인들도 있었다.
▲ 주문대 바로 옆에 자리잡은 ATM
이 번듯한 현금지급기가 40명 남짓 앉을 수 있을까 싶은 작은 규모의 햄버거집 중심에 자리잡은 이유가 있다. 우리는 그 이유를 모르고 계산할때 카드를 내밀었다가 당장 빠꾸를 당하면서 알게되었다. 바로 계산은 현금 only이다. 미국은 현금없이 카드만 달랑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우리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주문하는 곳 바로 옆에 이 큼지막한 현금지급기가 마련되어 있었다. 현금이 없다고 안팔면 식당으로서도 손해일테니 이 곳에서 이 현급지급기는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 베이컨버거
사진이 살짝 늦어 벌써 한입 베어먹은 베이컨 버거가 되어버렸다. 우리딸은 치즈를 즐겨먹지 않아서 치즈는 넣지 않은 4불짜리 베이컨 버거이다. 일반 햄버거와 비슷한 기본 사이즈, 그런데 상추가 아닌 양상치가 꽤나 많이 들어간 모양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각거리면서 담백한, 그러면서도 뭔가 심심하지 않은 괜찮은 맛의 버거이다.
▲ 더블버거와 후렌치후라이
치즈가 들어간 더블버거와 레귤러사이즈의 후렌치후라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버거는 더블패드에 치즈가지 넣어 프리미엄 가격 5불이고 후렌치후라이는 1.85불이니 합하면 6.85불. 거기에 세금까지 포함하면 7불이 넘는 나름 한끼값이다. 우리나라처럼 사이드 반찬들과 함께 뭔가 풍성해보이는 맛은 없으나, 어쩌겠는가. 여기는 미국인것을. ^ ^
▲ 비프-타키토스와 그라인드-비프-타코
고기를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 좋아하는 우리 아들의 선택메뉴이다. 비프를 안에 넣고 콘-토띨라로 돌돌말아 구운 위에 저 녹색 살사를 얹어놓은 것이 비프-타키토스이고 그 옆에 역시 콘-토띨라를 이용한 랩이 비프-타코이다. 타키토스는 보통 식사전에 가볍게 먹는 메뉴이거나 살사와 함께 양상치에 곁들여 먹곤하는데, 우리 아들은 이 아보카도를 이용한 멕시 살사인 녹색 소스, 구아카몰을 맛있어하지 않았다. 대신 본인이 좋아하는 치즈가 듬뿍 들어간 옆에 타고는 다행히 맛있게 먹었다.
▲ 타코, 타코, 타코!!!
손바닥만한 크기의 치킨 타코를 세개 주문했다. 혹시 양이 모자라는 사람들을 위한 오더였다. 이 타코들은 귀엽고 신선한 맛이었고 먹어보니 은근히 양이 많았다. 한가지는 먹을 때 안에 재료들이 너무 흩어져서 먹기가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포크가 같이 나오나보다. 나는 일단 포크로 적당히 안에 것들을 찍어먹고 그리고 나서 또띨라 랩을 들고 먹었다.
▲ 쥬끼니-스틱
이것이 바로 내가 주문한 쥬끼니-스틱 ZUCCHINI STICKS 이다. 나는 미국에 와서 이 쥬끼니스틱을 먹고 그 맛에 반해버렸다. 쥬끼니는 호박인데, 한국 애호박보다는 좀 더 진한 녹색에 길쭉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호박튀김인데, 이 맛이 참 독특하다. 맹맹한 호박맛이 아닌 호박과 고구마 믹스향과 맛이랄까. 예전에 맥시코에 방문했을 때도 먹어보지 못했고, 어쨌거나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새로움의 매력이랄까. 나는 버거를 거부하고 바로 쥬끼니-스틱을 주문!
▲ 하얀 소스와 쥬끼니스틱
쥬끼니스틱을 시키면 방금 튀겨져 나온 뜨거운 쥬끼니스틱을 찍어먹을 수 있는 이 소스가 방금 냉장고에서 꺼내져 나온다. 따뜻한 쥬키니튀김과 차가운 소스를 함께 먹는 맛도 나름 즐길만하다. 이 하얀 소스는 맛은 렌치소스와 무척 비슷한데 완전 똑같지는 않다.
▲ 노란 고추와 쥬끼니스틱
뭐니뭐니해도 역시 한국사람에게는 김치같은 시원한 맛이 있어줘야 음식이 소화가 되는 것 같다. 손님들이 셀프로 가져갈 수 있도록 비치되어있는 이 노란 고추는 예전에 터키에 여행갔을 때 즐겨 먹었던 것인데, 이곳 타코집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이지만 조심해서 야금야금 베어먹어야지, 어쩌다 정말 매운 녀석으로 걸리면 한 입에 넣었다가는 입부터 머리끝까지 폭탄이 들어간 듯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아무리 맛있는 쥬끼니도 여러개를 먹자면 느끼함을 커버해주는 이 고추가 필수적이다.
▲ 그릴드-치즈
단순한 준이의 오더, 그릴드치즈이다. 퀘사딜라 스타일로 큰 또띨라 안에 늘어나는 치즈를 넣고 그릴한 메뉴이다. 2.35불 치고는 꽤 크기도 크고 양도 많았다. 저 중 한 조각은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나의 것이 되었다.
▲ 색소!!!
정체모를 음료수를 마시고 난 우리 준이의 혓바닥이다. 할로윈도 아닌데 이게 웬 새빨간 혀란 말인가. 이 음료가 무슨 음료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준이의 말로는 환타같은 맛이었다는데... 이 색소수준이 장난이 아니었으나 이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쭉쭉 한방울도 남김없이 음료를 끝냈다.
▲ 창문밖 풍경
날씨가 비온 후처럼 맑고 깨끗한 날이어서인지 창밖의 풍경이 분위기있게 다가왔다. 아기자기한 미국동네의 모습을 분위기있게 보여주는 날이었다. 이 사진은 특별히 재미있는 것이 있어서 찍어보았다. 저 앞의 기둥에 스트릿 이름을 보니 올리브 에비뉴라고 적혀있고 그 옆에 잔디밭 안에 있는 소화전을 보니 올리브가 예쁘게 물감으로 페인트되어 있다. 올리브라는 이름의 길이니 올리브 그림으로 꾸몄으리라. 이 세심한 배려가 보는 이들을 재미있고도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 심플하면서도 청결한 느낌의 주방과 메뉴
판
▲ 메뉴들
간단하게 대략적인 메뉴와 가격을 알 수 있도록 찍어보았다. 그리고 그 옆에 중요한 노티스! CASH ONLY! 노점도 아닌데 미국에도 이런 식당이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한 현금지불 시스템이었다.
▲ 식당 앞 스트릿 간판
식당 앞 스트리트에 붙어있는 설치되어있는 이 노티스는 이 지역이 몬로비아 Monrovia 지역임을 알려준다. 그러니 이 버거집은 몬로비아 제이.비.버거 Monrovia J.B. Burger 이다. 이 간판이 이 동네에 정말 도둑이나 수상한 인물들이 많아서 붙어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기에는 예쁘고 아담한 거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이 간판을 보면서 어디서나 조심해서 나쁠건 없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본다. 이상 멕시코식 메뉴가 함께하는 버거집 방문기를 마무리하며 다음에는 디너 메뉴로 한번 먹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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