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으로 이루어진 바둑판모양과 색깔, 그리고 그 공간을 함께 나누는 이름디자인으로 이루어진 미술작업이예요. 옵아트와도 연관되어서 디자인이 가능하고 또 positive space, negative space로도 표현되어질 수 있는 이 네모 공간 안에서 숨어있는 듯이 디자인 되어있는 이름이 두드러지지는 않으나 네모라인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패턴디자인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준비물: 아이디어 스케치용 종이, 흰도화지(이 작업은 A4용지 사이즈인 16절 도화지를 사용했어요), 눈금자 (아무래도 종이 사이즈보다 긴 자가 필요해요), 연필, 지우개, 싸인펜
학생들과 먼저 디자인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디자인은 무엇인가? 이름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어떤것이 필요한가? 등등의 질문과 대답가운데 창의적인 생각, 자신의 이름이다보니 자신의 느낌이 나타날 수 있는 디자인과 색깔, 조화와 균형 등등의 대답이 있었어요. 우리 학생들이 참 훌륭하지요 흐흐흐 가르친 보람이 느껴집니다.
가장 먼저는 아이디어 스케치 종이를 나누어주고 자신의 이름을 디자인해보록 하는거예요. 이름이 단정한 디자인일수도 있고 좀 자유스러운 느낌의 디자인일수도 있지요. 좀 딱딱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일수도 있고 둥근 형태로 이루어질 수도 있지요. 일단 자신이 가장 편안한 느낌이 드는 디자인으로 하도록 했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 글씨가 윤곽체여야 한다는 거예요. 영어로는 버블레터 bubble letter라고 하는데요, 속이 비고 아웃라인으로만 이루어진 모양이어야 이번 수업에 바둑판 라인과 겹쳐져 색의 순서를 완성해낼 수 있어요.
디자인이 완성되면 도화지에 자신의 디자인을 옮겨요. 다시 그리는 과정에서 보통은 아이디어 디자인 종이에 그린 것보다 왠지 좀 더 소심한 그림이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왠지 자유스럽던 종이에서 완성품이 되어야하는 도화지에 옮기다보니 자유스러움보다는 아무래도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그림에 고스란히 드러나는거죠. 그래서 전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이 최대한 자신의 느낌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해요.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잘하라기 보다는 자기를 그려보라는 조잘조잘 재잘재잘 이런저런 수다를 떨지요.
이제 이름 디자인이 윤곽체로서 뚫린 곳이 없이 완성이 되고나면, 종이에 센티를 재어서 네 변에 점을 찍어 표시한 후 점들을 이어서 그려줌으로 바둑모양 선을 완성합니다. 이 작업은 의외로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선을 똑바로 긋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잘 안되는거죠. 지우려다보면 글씨가 지워지기도 하구요. 그러다보면 스케치 단계서부터 아이들이 지쳐요. 저는 아주 힘들어하는 학생에 한해서 선을 긋는 것만 조금씩 도와주었어요. 똑바로 되지 않아도 괜찮지만, 주로 아이들이 똑바로 하기를 원하거든요.
선을 긋다보면 이름디자인과 선이 애매하게 겹친다던지 옆에 남는 공간이 색칠하기 어려울 정도록 너무너무 작다든지 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그러면 그런 부분들은 융통성 있게 글씨선을 조금만 옆으로 홀쭉 또는 뚱뚱하게 만들어주어도 좋아요. 그리고 모든 연필디자인이 완성되면 칸칸마다 번호를 살짝 매겨 표시해주어도 좋아요. 1번과 2번으로 표시해도 되고 아니면 한 공간은 그냥 비워두고 다른 색이 들어갈 공간만 채크형식으로 해도 좋구요. 싸인펜으로 바로 하다가 색을 잘못 칠하면 고치기가 힘드니 두가지 색을 어디에 칠하게 되는지 패턴을 표시하는거지요.
그런 다음에는 두가지의 색을 선택합니다. 아이들이 따뜻한 느낌을 원하는지, 쿨~한 느낌을 원하는지, 또는 조화로운 색배합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원하는지, 반대되는 색으로 강렬한 느낌을 원하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두가지 색을 고른 후 색을 칠하기 시작해요. 천천히 색을 확인해가면서 네모공간부터 시작해서 이름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면 무조건 라인이 나오면 색을 바꾸어주는 거예요. 그러면 겹쳐지는 공간이 없이 패턴컬러가 완성됩니다.
이 단순작업같은 수업을 의외로 학생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해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요, 뭐랄까, 네모를 이루는 선들이 자신의 이름 디자인을 더 멋지게 패턴디자인으로 만들어주기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사실 이 수업을 제가 수업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빠지는 날, 다른 선생님들이 대신 대체수업을 해주셔야 할 때 자료로 남겨놓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선생님들이 다루시기에 어렵지 않고 아이들이 따라하기에 어렵지 않은 쉽고 재미있는 수업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예요. 모든 선생님들, 한번은 여유있게 재미있게 수업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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