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기로 유명한 올드파사데나 Old Pasadena의 콜로라도 East Colorado 길을 걷다보면 특별한 피자집 BLAZA PIZZA를 발견하게 된다.
지인의 점심식사초대로 찾아가고 있는 BLAZE PIZZA, 올드파사데나 콜로라도 타겟에 주차를 하고 슬슬 걷다보니 오른쪽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왠지 피자와 잘 어울리는 오렌지식 파라솔의 그늘 아래로 사람들이 앉아 피자를 먹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피자집은 너무도 인기있어 점심시간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문밖 길가로 길게 늘어서있어 자리를 잡기가 무척 힘들다고 한다. 우리는 점심시간을 좀 넘기는 2시경 갔기 때문에 다행히 사람들이 한차례 썰물처럼 빠져나간 후였다.
파라솔을 따라가다보니 역시 오렌지색으로 도배되어있고 블럭 코너를 이용해 사선으로 문을 만든 디자이닉한 모습을 드러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주소와 운영시간을 알아보았다. 주말에는 자정까지 오픈한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바로 야식 메뉴옵션에 합류! 그리고 주차는 바로 옆에 브로만스 북스토어 Vroman's Bookstore 뒤쪽으로 가능하다고 쓰여있다. 우리는 처음이어서 그걸 몰라 두블럭 정도 걷는 거리인 타겟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갔다. 사실 날씨도 좋고 그다지 멀지않고 무료여서 좀 걷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길쭉한 모양이 내부는 약 100명정도까지 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천장은 철근을 드러내며 대롱대롱 매발린 전구불빛의 모던형식, 피자판 색깔의 두꺼운 원목식탁과 오렌지색 의자들이 조화를 이룬다.
여기서 이제 이 피자집의 특별함을 발견하게 된다. 서브웨이 샌드위치집과 같은 형식으로, 피자를 주문하는 사람들은 저 유리판 안에 있는 토핑들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토핑을 골라서 넣는다. 판 사이즈를 이야기한 후 고기든 야채든 치즈든, 제공되는 토핑들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골라서 넣을 수 있다.
9종류 정도의 고르지 않고 이미 세팅되어있는 피자를 시키면 좀 더 싼 가격에, 자신이 원하는 맞춤피자를 만들면 조금 더 플러스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8종류의 고기, 17종류의 야채, 7종류의 치즈 그리고 6종류의 소스 등, 다양하고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답게 여러가지 맛을 내는 토핑들이 다양하게 제공된다. 걸어가면서 토핑과 소스를 다 고르고 나면 뒷쪽으로 활활 타오르는 불이 보이는 화덕같은 오븐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온다.
이게 바로 오븐에 잠시 들어갔다 나온 완성품들이다. 자기의 것을 골라가서 이제 먹기만 하면 된다. 방금 나온 이 피자의 바삭거림과 신선함이란 그야말로 글로는 표현하기 힘든 맛이다. 다른 피자집에 비해 결코 저렴한 가격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이 피자들은 하나같이 그만한 가치를 가진다. 일단은 외국인들은 크고 작은 음식알러지가 많기 때문에 개인맞춤형이라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그리고 어느 피자집보다 담백하고 신선한 인스턴트 느낌이 나지않는 건강피자이기 때문이다.
토핑들 끝에는 여러종류의 샐러드팩과 음료들이 있다. 이미 만들어져 있기때문에 그냥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나는 이곳에서 이 샐러드 섞는 법을 새롭게 배웠다. 늘 뚜껑을 열어 소스를 뿌리고 포크로 뒤적뒤적하다보면 어느새 양이 엄청 늘어나 옆으로 흘리기 일쑤였는데, 우리를 초대해주신 분의 새로운 믹스방식을 따르자면, 뚜껑을 열고 소스를 뿌린다음 다시 뚜껑을 닫는다. 그리고는 샐러드통을 들로 마구 흔들어댄다. Shake! Shake! 소스가 하나도 새어나오지 않고 안에 야채들이 골고루 섞이며 소스가 잘 스며들었다. 아하! 이렇게 하는 거였구나~
이상은 우리가 시킨 모두 다른 다양한 피자들이다. 기본피자인 페페로니 피자로부터 시작하여 시금치, 버섯, 심지어 통마늘이 잔뜩 들어가있는 피자들을 먹어보았다. 신기한 것은 모든 피자의 맛이 조화가 훌륭했다는 것이다. 모두 신선하면서도 그 어떤 토핑도 다른 것과 어울리지 못하고 조화를 깨는 것은 없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피자판이 얇아 우리 한창 먹어대는 아이들은 한 사람당 한 판이 거뜬했다. 아이들에게 먹이면서도 인스턴트를 먹인다는 죄책감이 들지않은 피자를 경험한 것은 처음이지 싶다. 이곳 파사데나의 뉴커머이자 촌뜨기 우리가족을 초대해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지인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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