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에 호주에서 공부할때 월남쌈을 많이 먹은 기억이 있어요. 시드니에 사시는 한국분들이 그당시 손님접대용으로 월남쌈을 많이 내놓으셨던것 같아요. 샤브샤브 고기에 생숙주와 민트를 듬뿍 넣은 그 월남쌈 맛을 잊을수 없어서인지 어디를 가던지 월남국수는 제가 찾아가서 먹는 메뉴중 하나이지요. 그때 먹었던 월남쌈은 이런 일반 월남국수 집에서는 먹을수 없더라구요. 아마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살짝 개조된 요리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요즘 날씨가 은근 쌀쌀해지면서 슬쩍 생각나는 월남국수를 먹으러 가까운 파사데나 월남국수집에 갔었어요. 정식 식당 이름은 "파사데나 누들 & 그릴" 이라고 되어있네요. 그리고 그 옆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Pho마크도 달려있네요. 다른 가게들과 나란히 있는 상가건물 한편에 유리문으로 된 들어가는 입구에는 뭔가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이 왠지 서민적인 친근한 느낌을 주는 첫인상이었어요.
도착한 시간은 한시를 훌쩍 넘긴 늦은 점심시간인데도 아직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역시 주로 왁자지껄 아시안사람들이 많이 보이네요. 규모는 아담하지만 테이블과 바닥, 테이블 세팅들이 무척 깔끔해 청결한 느낌이었어요.
테이블에 앉으니 눈에 들어오는 이 소스들. 가게에서 쉽게 살수 있는 이 두 소스가 너무나 정직하게 놓여있는 것을 보니 약간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지만, 만든것이 아닌데 만든듯이 내놓는 것보다 이 얼마나 심플한 마인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싫으면 오지마시오~ 라는 자신감인지도 모르겠지요.
중간에 있는 저 이금기 소스는 제가 요리할때 여기저기에 자주써서 떨어질날 없이 공급해놓는 굴소스, 또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위트칠리소스와 같은 브랜드네요. 이 소스는 구하기 어려운 소스는 아니고. 저 옆에 닭이 그려져있는 소스도 역시 매운 핫소스로 일반 요리에 사용하긴 힘들지만 뭔가 느끼한 음식을 먹을때 같이 먹으면 김치와 비슷한 효과를 주어서 전 냉장고에 하나 비치해놓았어요. 일반 마켓에서 1.99불이면 사더라구요. 한국은 얼마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뒤에있는 칠리소스는 드디어 만든 소스인 것 같아요. 고추씨가 보이면서 맛은 이금기소스와 닭소스를 섞어놓은 듯한 마일드 핫소스였어요.
월남국수에 넣어먹을 야채 먼저 서빙. 방금 따온듯 줄기에 힘이 들어간 파릇파릇 민트와 라임조각, 그리고 생숙주와 고추. 모두 싱싱했어요.
제가시킨 월남국수는 쉬림프 쌀국수-Shrimp Rice Noodle Soup-로 저 양파 주변으로 둥글게 원형을 그리며 물속에 잠수해있는 하얀 애들이 바로 새우들이네요. 새우는 한 10마리 정도 되었어요.
거기에 아까나온 야채 한접시를 모두 쏟아부은 모습이네요. 신랑은 실란초향이 들어간 음식을 잘 못먹는데요, 월남국수는 향이 있지만 실란초가 아니어서 무척 잘먹어요. 그래서 국수 한그릇 값은 7.95불이나 신랑과 나누어먹을 요량으로 1.25불을 추가하여 대자로 시켰어요. 양이 음청 많았네요.
물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새우입니다. 그리고 그새 풀이 죽은 민트와 숙주.
신랑이 시킨 콤비네이션 소프트 초면 - Combination Soft Chow Mein -은 여러가지 야채와 고기, 해물들이 골고루 들어가있는 초면이었어요. 면에는 크리스피면과 소프트면 중 소프트로 먹어봤어요. 나쁘지 않았는데 다음에는 크리스피를 먹어보려구요. 아마 얇은 생라면같은 바삭거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해물을 좋아하는 우리에게 한컷의 대표주자는 역시 새우네요. 이 요리가 사진을 찍어놓으니 너무 잡다하게 보여서 맛있어보이는 느낌이 좀 덜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맛은 무척 괜찮았어요. 야채도 싱싱하고. 다만 개인적으로 전 날씨가 쌀쌀하니 따뜻한 국물이 좋더라구요.
우리 아이들이 별로 안좋아하기때문에 우리 부부만 아이들이 학교간 사이를 틈타 점심때 살짝 다녀온 이 월남국수짐. 누구나 다 아는 단순한 메뉴, 게다가 저같은 경우는 열번을 가도 그때마다 늘 똑같이 시키는 메뉴였지만, 여전히 맛있었어요. 월남국수 집 중에서도 간혹 어떤 집들은 좀 위생이 걱정된다거나 맛이 평범이하거나해서 다시 안가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지요. 이 집은 다시 갈 집이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합니다. 또 메뉴판 빽빽이 다양한 메뉴들이 가능한 집이었어요. 위의 사진은 좀 질이 떨어지지만 유용한 정보들이 담겨있기에 올려놓았으니 필요하시면 참고하세요~! 그럼 오늘도 새로운 땅 캘리포니아 파사데나에서 새로운 시도한건을 완성시킨 날로 동그라미 채크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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