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크리스마스날 아침, 우리가족은 팜스프링에서 빅베어로 출발했다.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눈을 보기 힘든 조카들을 위해서 눈썰매 슬래드를 차에 싣고 팜스프링에서 약 두시간 남짓 달렸다. 저 앞에 희끗희끗 눈덮인 정상이 보이는 산들이 나타나며 끝없이 이어지는 Windmill 풍차들이 절경을 이룬다.
사진으로는 눈으로 본 절경이 표현되지 않아 아쉽다. 이어지는 산을 따라 지그재그를 그리며 끝없이 이어지는 수천개는 될 듯한 풍차들이 힘차게 돌아가는 모습이 아주 멋지다.
아침 8시쯤 떠나 10시 빅베어 도착이었는데도 이미 산으로 올라가는 끝없는 차량의 행렬에 참여하여 산을 올라가다보니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침엽수들이 산 위를 덮고 있는 것이 보인다. 날씨가 너무 깨끗하고 좋아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우리는 막히는 행렬에서 이탈하여 차들이 덜 막히는 옆코스로 빠졌는데 곧 눈길을 맞이하게 되었다. 스노우타이어가 없는 우리 차 세대는 브레이크를 밟으면 바로 미끄러지는 오르막길을 더이상 오르는 것이 무리라 생각되어 중간에 눈도 볼 수 있고 슬쩍 눈썰매도 한번 타볼 수 있는 한적하고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웠다. 많은 차들이 사실 스노우타이어나 체인 없이 올라가기는 했는데 차도 많이 막히고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다는 감지하에 모두 이곳에서 빅베어를 체험하는 것에 동의했다.
바닥의 눈을 자세히 보니 이 눈은 폭신폭신한 눈이 아닌 싸라기눈 같은 크고 동글한 눈이었다. 푹신하게 쌓이는 눈보다 오히려 얼음같아서인지 운전하면서 훨씬 더 미끄러운 듯한 느낌이었다.
추운 지역에 살다온 우리 아이들은 눈을 보고서 은근 반가운 눈치다. 두꺼운 패딩잠바에 모자와 장갑, 목도리까지 무장하고 나와서도 덜덜떠는 우리 캘리포니아 조카들과는 달리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여유를 부린다.
쭉쭉 뻗어 올라가는 침엽수림 사이사이로 별장인 케빈들이 가지각색 나름대로 멋진 모습으로 제법 빽빽이 지어져있다. 통나무 집들도 많았다. 많은 집들이 이미 자동차들이나 캠핑카까지 이끌고 사용되어지고 있었다.
이제 추워져 차에 들어가고 싶어질 때 즈음 우리는 다시 산을 내려오는 길을 탔다. 날씨가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내려오는 길 내내 저 멀리까지 겹겹이 보이는 산들의 층층이 흐려지는 색과 길게 이어진 구름까지 장관을 이루었다.
내리막길을 가는 동안에도 많은 차들이 오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스노우타이어 없이도 무리없이 올라가기도 한다지만 우리의 경우는 바로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길들 곳곳에 살어름이 얼어붙어 미끄러웠다. 보통 크리스마스 날에는 빅베어에 올라가는 차량이 많아 거북이 걸음으로 느릿느릿 세네시간도 올라간다고 한다. 일찍 가는 것이 역시 상책, 아니면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려할 때 목적지 도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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