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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미국

아리조나 피닉스 Phoenix

팜스프링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후 우리는 피닉스-세도나-그랜드캐년-페이지-라스베가스로 이어지는 일주일 여행일정을 떠났다. 먼저 피닉스로 가는 길, 팜스프링을 떠나오는 길은 엄청난 모래바람이 불었다. 차가 흔들흔들, 창밖의 풀들이 세차가 휘어지며 한치앞도 안보이는 폭풍같은 바람이 어느정도 지나니 다시 잠잠한 푸른 하늘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캠핑카를 끌고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캐러밴이라고도 하는 이 캠핑카는 안에 숙식을 해결할 뿐더러 화장실까지 되어있어 이동식 주택이라고해도 무리가 없지 싶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렇게 여행길에 올라보니 다양한 크기와 종류들로, 그리고 앞뒤로 지프트럭이나 오토바이, 자전거를 달고 가는 모습이 무척 많이  눈에 띈다. 

아리조나로 들어서니 하나 둘씩 삼지창모양의 선인장이 나타난다.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 사막의 상징인 삼지창 모양의 선인장이 아리조나땅과 캘리포니아 땅을 구분짓기라도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이 선인장들을 보니 크기가 무척 크다. 이렇게 대형 선인장인줄 미처 몰랐다. 모양도 사실 삼지창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지각색,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다. 

남편은 운전을 하면서 길거리 전광판에 나타나는 기름값을 보고 깜짝 놀란다. 캘리포니아보다 이렇게 쌀 수가 있는가. 우리는 팜스프링에서 떠나면서 코스트코에서 싼값에 뿌듯하게 기름통을 채워왔건만, 여기 아리조나는 일반 기름값이 캘리포니아 코스트코 기름값보다도 훨씬 쌌다. 

우리는 아리조나에 들어서서 얼마 안되어 끝없이 이어지는 삼지창들의 허허벌판 중간에 있는 휴게실에 잠시 멈췄다. 화장실에도 들를겸, 아침에 코스트코에서 사온 피자로 점심도 먹을겸, 쉬어가기로 했다. 

화장실만 있는 아주 작은 휴게실이었으나 중간에 지도와 함께 아리조나에 대해서 설명하고 볼거리들을 적어놓은 안내판들을 볼 수 있다.

사람도 많지 않은 조그만 휴게실인 이곳에 애완동물을 산책시키는 길이라는 이름의 길을 따라가보니, 애완동물의 변을 담을 수 있는 비닐봉지를 가져가게 되어있다. 그리고 밑에 통에 버리도록 되어있는 애완견 전용 화장실용 쓰레기통이 보인다. 역시 이들에게 애완동물은 가족과 같은 존재이다. 

또한 들어오는 입구에 독있는 뱀이랑 곤충들이 나온다고 적혀있는 푯말을 눈에 띄게 적어놓았다. 역시 이곳은 자연의 한복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사막벌판들을 계속 달리니 드디어 피닉스 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도시에 들어서면서 바로 공항이 있어 낮게 착륙준비중인 비행기들이 줄줄이 내려온다. 옆을 보니 현대적인 느낌의 피닉스대학교 건물이 보인다. 

우리는 잠시 주위를 구경하다가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즈음 숙소에 도착했다. Embassy Suittes by Hilton. 프론트리셉션에는 우리처럼 느즈막히 채크인을 하는 사람들로 나름 바빴다. 아직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홀리데이 분위기이다. 준이는 곰친구를 만났다. 

프론트데스크 옆으로는 정말 손바닥만하지만 나름 여러가지 드링크와 스낵이 구비된 매점이 있다. 지키는 사람이 없는 것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해피아워 happy hour라고 해서 간단한 과일과 스낵, 드링크가 제공되는 시간이었다. 먹기 편하게 잘려져서 부페식으로 차려진 과일들, 크래커들과 딥소스, 그리고 바에서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크랜베리 주스와 자몽주스 등, 꽤 괜찮은 간식이 제공된다. 과자를 먹으며 장시간 차를 타고 온 우리 아이들은 뭔가 후레쉬한 과일과  쥬스가 마음에 드나보다. 

부지가 꽤 넓어 차를 타고 이동하여 들어간 우리가 머물렀던 방이다. 커피등을 만들어 마실 수 있는 간단한 싱크주방과 테이블, 그리고 침대로 만들어지는 소파가 있는 작은 거실이 있다. 

화장실이 있는 복도를 지나 킹사이즈 베드 두개가 있는 방이 있다. 우리는 둘 둘이 나누어 자고 나머지 한명은 거실의 소파베드를 이용했다. 

아침이 제공되는 이 숙소는 아침식사가 평이 좋았다. 우리도 아침이 포함되는 숙박으로 신청하여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사람들의 평대로 아침식사가 만족스러웠다. 특별히 고급스럽거나 규모가 크지는 않았으나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었다. 

특별히 주문해서 받아먹는 오믈렛이 맛있었다. 보기에는 좀 단순해보이지만 그 자리에서 야채들을 볶고 계란안에 담아내는 오믈렛은 오랜만에 먹어보는 진정한 오믈렛 맛이었다. 요리하시는 분이 한분밖에 안계셔서 오래걸리겠다 싶었으나 왠걸, 이분은 정말 빛의 속도로 맛있는 오믈렛을 척척 만들어내셨다. 큰아들 겸이는 이번 여행의 막바지에 가장 인상깊었던 음식으로 바로 이 단순하디 단순한 오믈렛을 회고했다. 하하.

채크인하러 들어갈 때는 날이 이미 어둑하여 찍지못한 숙소의 전면과 리셉션 홀을 찍어보았다.  Embassy Suttes. 그리고 Urban Craft.

피닉스에서 점을 찍고 다시 세도나로 향하는 두시간 드라이브를 시작하며 멀어져가는 삼지창 선인장들에게 굿바이 인사를 건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