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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학년

재활용 판화 미술 Mixed Media Printmaking

Mixed Media Printmaking이라고 불리우는 이 수업은 재활용 제품들을 포함하여 텍스추어가 있는 표면을 가진 여러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자유로운 판화수업입니다. 저는 뽕뽕이, 부직포, 골판지, 거친 베종류의 천 등의 재료를 사용하였는데요, 그 외에도 다양한 주위에 굴러다니는 재료들을 잘 살펴보면 재미있는 표현이 가능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지요. 

     

     

     

저는 이 수업을 위해서 먼저 학교행사때 주문했던 피자들의 박스를 모아 앞면과 뒷면을 잘라 판을 만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정사각의 모양을 좋아해서인지 저에게는 피자박스가 늘 유혹적이죠. 사실은 공짜로 미술재료를 넉넉히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 매력이거든요. 아이들이 작업하다가 새로 하고 싶어하거나 할 때 학생수에 맞춰서 주문한 물건들보다 이렇게 재활용으로 얻은 재료들은 여유있게 여러개를 사용해도 되니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죠.

첫번재 작업은, 각 재료들을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학생들이 와서 만져보며 어떤 효과가 가능한지 재료를 파악하는 것이었어요. 재료들을 먼저 알아야 자신의 그림 어떤 부분에 어떤 재료를 넣을지 생각하면서 구상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두번째로는, 제 수업에서 늘 그렇듯이 아이디어 스케치 작업이었어요. 아이디어 스케치 종이를 나누어주고 어떤 그림을 판화로 찍어내기 원하는지 그려보는 것이죠. 이번에 사용한 대부분의 재료들이 아주 정교한 효과보다는 거친 표현이 가능한 재료들이 많았어요.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그림들이 이 재료들로 찍어질 것인지를 생각해봐야했어요.

세번째로는, 아이디어가 정해지면 정해진 그림을 좌우를 바꾸어 다시한번 그려보는 것이었어요. 이 작업전에 판화의 특징중 대표적인 것으로 좌우가 바뀌어지는 것을 이야기했는데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해했지만 어떤 학생들은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힘들어했어요. 그래도 일단 넘어가는거죠. 이해가 안되더라고 곧 알게될 것이기에.

네번째로, 드디어 자신의 아이디어 스케치에 근거하여 각 재료들을 잘라서 피자판인 카드보드지에 붙여나갑니다. 재료에 펜으로 그림을 그려서 자르는 섬세한 학생들도 있고 그냥 용감하게 대충대충 자르는 학생들도 있는데요, 나중에 찍고나면 그 성격이 어찌나 잘 드러나는지 참 신기하지요.

다섯번째이자 마지막으로, 판화물감(저는 판화블록잉크를 사용했어요) 색을 고르고, 아크릴판에 짜고 롤러로 굴려서 완성된 피자판에 롤러를 굴리면서 골고루 잉크가 뭍혀지도록 합니다. 그리고 위에 종이를 얹어 손으로, 또는 큰 숟가락으로 문질러 준 후 종이를 떼어내면 간단한 수작업 판화작품 탄생입니다.

이렇게 나온 작업들이 위의 여러가지 디자인과 색깔의 판화작업이예요. 이 작업에서 키 포인트는 자신의 디자인에 어떤 재료들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인지를 고심하여 결정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혼합재료를 이용한 판화인 만큼 여러가지 재료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중요한 것은 재료들이 높이가 일정해야 하는 것이예요. 촉감이 있다고 높이가 너무 다른 재료를 함께 사용했다가는 높이가 낮은 부분은 잘 찍히지 않게 되지요.

학생들은 판화의 특징인 우연적인 효과를 경험하면서 재미있어하기도 하고 또 성격이 꼼꼼한 친구들은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것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런 새로운 기법들과 효과들을 통해 우리 학생들의 미술을 이해하는 지경이 조금씩 넓어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이 수업도 보람있는 수업이 되었습니다.